성공한 사람들의 자서전이나
자기개발서를 읽으면 공통적으로 하는 말중의 하나가 이거다.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놓고 중요한 일부터 처리해라’
내가 그동안 책을 1년에 80-90권씩 28여년을 읽었으니
이런 이론에 얼마나 빠삭하겠나.
하지만 이론으론 잘 알고 있는데도 실전에서
실천이 잘 안되는게 이런류의 이론들이다.
지금 사무실 책상 앞에도 이와 관련된 글귀를 붙여놓고
몇년째 매일 들여다 보고 있는데도 생각처럼 실천이 잘 안된다.
내 의지력이 부족한건지 이런 류의 실천이 쉽지 않은건지 잘 모르겠다.
막상 일을 하다보면 우선순위가 애매하기도 하고
조금만 생각없이 일을 하게되면 중요도 순서대로가 아닌
눈앞에 있는 순서대로 일들을 처리하게 된다.
주말 오후,
‘줄서 독서실&스터디카페’에서 운동도 하고, 영어 공부도 하고,
청소도 하다가 신문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영어공부가 하고 싶어졌다.
10여분 전까지 영어공부를 하다가 지금 잠깐
신문을 보고 있는건데 다시 영어가 궁금해졌다.
신문도 거의 다 봐서 마지막 세페이지만 남았다.
예전같으면 세페이지 밖에 남지 않았기에 신문을
끝까지 보고 나서 영어책을 펼쳤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보던 신문을 그대로 두고 원장실로 들어와
곧바로 영어책을 펼쳤다.
전혀 주저하지 않았다.
순간 희열이 느껴졌다.
지금 내가 일의 중요성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 중 가장 중요한 일은
물론 사무실 일이다.
지금 담당하고 있는 사무실 일은 사고나는 순간
바로 금전과 관련된 대형사고다.
그동안 해오던 다른 부서 일들은 조금 사고가 나도
후에 바로잡을 기회가 충분히 있지만 지금 일은
사고후에 수습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그래서 유리그릇 다루듯 매우 섬세하게 다뤄야 한다.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고 나에게 수시로 각인시키기에
사무실에 출근했을때는 사무실 일을 1순위에 둔다.
하지만 휴일이나 퇴근 이후에는 우선 순위가 조금 달라진다.
휴일이나 퇴근 이후에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운동도 아니고, 책 읽기도 아니고, 신문 읽기도 아닌
‘줄서 독서실&스터디카페’를 잘 관리하면서 하는 영어공부다.
그동안의 난 성격이 부드러워서(?) 그런지
하던 일을 중간에 그만 두거나 멈추는 경우가 드물었다.
일단 손을 대면 끝내는 스타일이었다.
그런 내가 달랑 신문 세페이지를 남겨놓고 멈췄다는건
상당한 진전이다.
이게 별게 아닌것 같지만 나한테는 큰 진전이다.
드디어 내가 일을 중요도 순서대로 처리하는 버릇이
슬슬 들어가고 있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도둑질도 처음이 어렵지 한두번 해보면 할만하다고 한다.
이번일을 계기로 항상 일의 중요도를 생각하고
중요한 일부터 처리하는 습관을 몸에 들여야 겠다.
큰 고민을 하지 않고 본능적으로 중요한 일부터 처리하는 습관!
이것만 장착해도 남은 삶은 많이 달라질 것이다.
아직 살날 많다.
남은 내 삶을 위하여
나는 오늘도 내 자신을 개조하는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