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함의 심리학’
이 용어는 내가 독자적으로 개발한게 아니고
오래전 어떤 책에서 읽었던 내용이다.
그때 깊게 감명을 받아서 지금도 뇌리에 깊숙히 박혀 있다.
내 기억으로 나는 30대 중 후반부터
지루해질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때는 애들도 어리고,
술마시고 노는것도 좋아하고,
운동도 좋아해서 잘 실천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오랜만에 이 용어를 떠올리니
오래전 일이 생각난다.
둘째가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학교에서 왕따를 당해서 힘들다면서
나한테 도움을 요청 했었다.
그때 내가 둘째에게 해준 얘기가 이거였다.

“은형아,
너 학교에서 왕따 당했다고?
그럼 너 엄청 잘된거야 임마!
학교에서 ‘인싸’라서 너무 할게 많으면
그런거 하느라고 책보고 공부할 시간이 없어서
개인적으로 발전하지 못하는거야.
너 이번에 왕따 당한김에 아빠랑 책이나 보고
운동이나 같이하자.
너 알랑가 모르겠다만,
나폴레옹도 포병학교 시절 왕따 당해서
혼자서 나무 밑에서 책 보면서 포 사거리 연구해서
그렇게 훌륭한 사람 된거야!
역사적으로 보면 훌륭한 업적을 남긴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릴때 왕따 당했어.
너무 멀리서 볼것도 없이 지금 잘 나가는
일론머스크나 저거버그도 왕따 당했었어.
너도 머스크나 저거버그처럼 크게 될려고
지금 왕따 당하나 보다.
아주 잘 된거다.
이참에 계속 왕따 당해서 니가 계속 발전했으면 좋겠다”

그때 아무 말없이 나를 멍하니 쳐다보던
둘째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ㅋㅋㅋ.

지금와서 돌아보니 그때 그렇게 얘기하면 안되었던 거다.
둘째의 얘기를 더 자세히 들어주고,
같이 공감해주고,
같이 아파해 주었어야 했는데,
나도 아빠가 처음이다보니 그런 망언을 하지 않았나 싶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일 이후로 둘째가 나한테는 고민을 전혀
털어놓지 않았던 것 같다. ^^.
그런 둘째가 별탈없이 건강하게 자라
이번달에 군대를 간다.
군대에서 ‘지루함’과 ‘외로움’을 지독하게 느껴서
많이 성장하길 바래본다.
이것도 망언인가?